PEEK vs PTFE: 어디서 갈리나 — 하중·마찰·내약품
비슷해 보이는 PEEK와 PTFE는 사실 성격이 정반대입니다. 하중·마찰·내약품·가공을 기준으로 두 소재가 갈리는 지점을 정리하고, 어떤 부품에 무엇을 써야 하는지 알려드립니다.
사진: Marcelo Avila / Pexels
PEEK와 PTFE는 흔히 “고온에 강한 비싼 플라스틱”으로 한데 묶이지만, 실제 성격은 거의 정반대입니다. PTFE는 잘 미끄러지고 거의 모든 약품을 견디는 대신 무르고 하중을 못 받습니다. PEEK는 단단하고 하중을 받는 대신 마찰·이형성에서는 PTFE를 따라가지 못하죠. 그래서 두 소재의 갈림길은 온도 수치가 아니라 한 가지 질문에 있습니다. 이 부품이 하중을 받는가, 아니면 미끄러져야 하는가.
힘을 받는 구조·기구 부품이라면 고온이라도 PEEK입니다. 200℃를 넘는 온도에서도 강도·내크리프를 유지하기 때문이죠. 반대로 하중이 거의 없고 저마찰·비점착·극한 내약품 표면이 본질인 자리라면 PTFE가 맞습니다. 둘을 한 부품에서 동시에 요구한다면 PTFE를 충전한 PEEK 컴파운드나 PTFE 코팅으로 푸는 길이 있습니다.
다섯 축으로 본 차이
연속사용온도, 하중·크리프, 마찰·마모, 내약품성, 가공성 — 다섯 축으로 보되, 무게 중심은 “하중 아래에서 쓸 수 있느냐”에 둡니다.
| 기준 | PEEK | PTFE | 주석 |
|---|---|---|---|
| 연속사용온도 | 약 250~260℃ | 약 260℃ | 수치는 비슷 (Fluorotec) |
| 하중·크리프 | 고온에서도 하중 지지 | 무르고 크리프 큼, ~200℃ 위 하중 거의 불가 | 결정적 차이 (Cylex Plastics) |
| 마찰·비점착 | 양호 | 플라스틱 중 최저 수준 | 미끄럼은 PTFE |
| 내약품성 | 우수(일부 강산 취약) | 거의 모든 약품에 불활성 | 극한 내약품은 PTFE |
| 가공성 | 사출·압출 가능 | 용융성형 불가 → 소결(분말) | 형상 자유도는 PEEK |
표에서 보듯 연속사용온도는 두 소재가 비슷합니다. 그래서 온도만 보고 고르면 어긋납니다. 실제로 갈리는 건 하중·크리프 항목입니다.
힘을 받으면 PEEK
기어·부싱·임펠러·구조 브래킷처럼 힘을 받는 부품, 고온에서 형상과 치수를 유지해야 하는 정밀 부품에는 PEEK가 맞습니다. 같은 자리에 PTFE를 쓰면 크리프로 주저앉습니다. 온도가 비슷해도 PEEK가 하중 아래에서 버팁니다(Cylex Plastics).
미끄럽거나 안 붙거나 안 녹아야 하면 PTFE
개스킷·실·라이닝·슬라이드 패드처럼 미끄럽거나, 안 붙거나, 아무 약품에도 안 녹아야 하는 표면에는 PTFE가 맞습니다. 하중이 거의 없고 마찰·비점착·내약품이 본질인 자리에서 PTFE를 대신할 소재는 드뭅니다. 강도만 바라지 않으면 됩니다.
고온 하중과 저마찰을 한 부품에서 동시에 요구하면 단일 소재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럴 때 실무에서는 PTFE를 충전한 PEEK 컴파운드로 마찰을 낮추거나, PEEK 본체에 PTFE 코팅을 입힙니다. 한 소재에 모든 걸 맡기기보다 조합으로 푸는 편이 합리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 또 하나 봐야 할 것 — 규제
두 소재 모두 원료는 수입에 기대지만, PTFE(불소수지)는 PFAS 규제 흐름의 영향권에 있다는 점이 PEEK와 다릅니다. 장기 부품에 PTFE를 설계해 넣을 때는 규제·공급 리스크를 함께 봐야 합니다(아래 더 읽기 참조). 가공 측면에서도 PTFE는 소결 공정을 다루는 전문 가공사를, PEEK는 고온 사출이 가능한 곳을 찾아야 해 국내 협력사 풀이 서로 다릅니다.
정리하면 하중을 받으면 PEEK, 미끄러지거나 안 붙거나 안 녹아야 하면 PTFE입니다. 둘을 “비싼 고온 플라스틱”으로 한데 묶는 순간 선택이 어긋나기 쉽습니다. 부품이 받는 힘부터 정의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더 읽기
- PEEK 완벽 가이드 — 하중·고온 구조 부품의 기준 소재
- PFAS 규제와 불소수지: PTFE는 괜찮을까 — PTFE 설계 시 봐야 할 규제 흐름
- 고성능 플라스틱 개론 — 소재 지도에서의 위치